쉬는 날 사찰에 들러볼까?
쉬는 날 근처 어디 갈까 싶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많지가 않다.
아이 중간고사 기간을 앞두고 절에 가고 싶다는 와이프님의 요청에 따라 집에서 너무 멀지 않은 곳의 사찰을 급히 검색했는데 가까우면서도 가보지 않은 곳을 찾기가 쉽지가 않았다.
집에서 한두 시간 정도의 거리 중 전부 다는 아니지만 가 볼 수 있는 곳은 웬만히 둘러본 기분이라
아무리 검색해도 가봤던 곳이 계속 나왔다.
그냥 갔봤던 곳 한 번 더 가야지 싶었는데 눈에 띄는 한 곳.
여길 가봤는지 안 가봤는지 생각이 잘 안 났다.
처음 보는듯한 풍경에 가깝기도 해서 그냥 가보기로 하고 출발했다.
파주 쪽이었는데 이쪽 근처엔 몇 번이고 들렀던 사찰들이 여러 곳 존재했다.
이쪽 근처에 사찰들이 몰려있다고 해야 하나.
여하튼 몇 번이고 다녔던 길이니 익숙한 느낌의 도로를 지나치면서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왠지 여기 와봤던 곳인듯한 기시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주차장에 도착해서는 둘이서 동시에 아~여기 전에 거기였네... 하고는 예전 방문했던 기억이 새로이 돋아났다.
전에 와봤던 기억
몇 년 전에 이곳에 들렀는데 평소 다른 곳도 평일에 방문하고 될 수 있으면 조용히 있다가 절만하고 가는 타입이라
남에게 별로 기억되는 타입이 아닌데, 그날따라 스님 한 분이 우리를 부르더니 산신각 쪽으로 안내해서는
여기서 절을 하라고 했다.
뭐지? 하면서도 홀린 듯이 절을 하고,당연하게 보전함에 돈을 넣으려고 했더니 거기다 넣지 말고 위에다가 놓으란다
그냥 하라니 했는데 어느샌가 그 돈이 스님의 주머니에 들어가더니 우리 둘에게 염주 하나를 쥐어주시고는 가버리셨다.
둘이서 걸어 나오면서 뭐지? 하고는 여긴 안 와야겠다. 하고 집으로 갔었던 기억이 났던 것이다.
그런데 그곳에 다시 온 것이다.
이왕 왔는데 그냥 가기도 뭐해서 온 김에 절하고 가기로 하고 슬슬 절로 올라갔다.
주차장에서 절로 올라가는 계단인데 생각보다 좀 가파르다.
이곳 말고 다른 쪽에서 올라가는 길은 비탈져서 그나마 올라가기 편한데 차를 가져갔기 때문에 이 길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가을은 가을인가 보다.
전엔 몰랐는데 보이는 곳의 정말 큼지막한 나무들이 전부 도토리나무였다.
많은 도토리들이 바닥에 여기저기 떨어져 있어서 보이는 도토리를 주워서 넣으라고
저렇게 해놓은 듯했다.
처음엔 눈에 띄는 몇 개만 주워서 넣으려고 허리를 굽혔는데 한 개 두 개 줍다 보니
계속 도토리가 눈에 보여서 나도 모르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 줍고 있었다.
용미리 마애 이불 입상
마애 이불상이라고 바위에 새겨 넣은 불상이 문화재인데 다른 블로그 글들을 검색하면서
안 가봤나 보다고 생각하게 된 것 중 하나가 마애 이불상을 보려고 올라가는 계단 양옆으로
전에는 없었던 불상들이 이렇게 가지런히 놓여있였다.
손 모양이 조금씩 다른 불상들이었는데 와이프님도 계단을 올라가면서 이건 전에 없던 거 거라고
기억했다. 나도 못 봤던 거라 못 와본 곳이라고 착각했나 보다.
덕분에 오래간만에 다시 와보고 전의 별로였던 기억을 다시 새롭게 고쳐서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햇살 좋은 날 잠시 앉아있어 보면...
햇살 좋은 날 시끄럽지 않은 사찰에 가만히 앉아서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소리를 들으면서
잠시 명상 아닌 명상을 하고 있으면 코끝에 밀려오는 향내와 바람 냄새와 가을나무 냄새가
내 몸속에 각인되면서 잠시 마음의 평안함을 준다.
내가 독실한 불자는 아니라도 이런 평안함을 주는 장소가 많지가 않은데 그나마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곳들이 이런 사찰이다.
잠시 불당에 가만히 앉아있다가 나도 모르게 피곤함이 급 밀려와서는 졸음이 쏟아지는 경우도 있다.
주변에 아무도 없다면 그냥 누워서 자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눈치 안 보고 잠시 그렇게 앉아서 졸아보기도 하고 명상을 해보기도 한다.
대단한 무언가를 찾으려는 게 아니고 그저 잠시 마음의 평안을 찾으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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